1. 형사가 주인공인 작품의 전형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앞서 '히가시노 게이고 시리즈 1 - 라플라스의 마녀'편에서 언급했듯이 몇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 있다.
그 분류에 관계없이 사건 자체는 발생하니만큼 거의 모든 책에 형사는 등장하지만 막상 주인공은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형사 자신이 주인공인, 그것도 다른 책에 언급된 형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매력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이가 바로 '가가'형사이고 그가 출연하는 시리즈도 일본 현지뿐 아니라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인물이다.
2. 가가 형사 시리즈 입문서
가가 형사 시리즈는 '악의', '붉은 손가락', '기도의 막이 내릴 때'처럼 일본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던 작품들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오늘 소개하는 '신참자'와 마지막까지 갈등하게 했던 개인적으로 '기린의 날개' 또한 뛰어난 작품이다.
유독 명작이 많았던 가가 형사 시리즈였지만 내게 '신참자'만큼 몰입도가 압도적인 작품이 없었다.
시리즈의 입문서로 제격이다.
3. 미니 시리즈를 보는 듯한 몰입감
다른 가가 형사 시리즈와 달리 단편들의 모음집이라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가볍게 읽어 나갔으나. 오히려 미니시리즈 혹은 시트콤같이 한 편 한 편 이어진다.
각 단편들마다 유력한 범인의 후보가 떠오르고 이어지는 단편에서 또 다른 후보가 떠오르고 사라지는 줄거리는 뒤로 갈수록 앞의 내용들이 눈덩이처럼 축적되면서 기가 막힌 결론으로 치달았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는 '시노부 선생님' 시리즈 정도의 가벼운 작품인 줄 알았다가 각 단편들의 연계성에 놀라고 또 작은 동네, 니혼바시를 구석구석 누비는 가가 형사의 발걸음을 따라가게 된다.
4. 생생하게 반복되는 배경, 니혼바시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치 니혼바시의 어디쯤은 지도 없이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되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 꼭 있을 것만 같은 친근함이 든다.
5. 아베 히로시의 압도적인 싱크로율
책 자체가 신선하고 흥미로웠던 터에 우연한 기회에 일본 드라마 신참자 시리즈가 있는 것을 알고 정주행 하게 되었는데 가가 형사 역을 맡은 '아베 히로시'는 그야말로 가가 형사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갈릴레오 시리즈' 일본 드라마에서 '유가와 교수' 역을 연기한 '후쿠야마 마사회로'와 더불어 소설 속 캐릭터를 가장 잘 구현해 낸 배우가 아닌가 싶다.
우직하고 듬직한, 그러면서도 남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가가 형사.
국내 형사물, 특히 영화의 경우 조폭보다 더 조폭 같은 형사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반면 가가 형사는 예의 바르면서도 배려심이 강하고 프로급의 검도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발과 머리로 차근차근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캐릭터는 반갑기도, 부럽기도 하다.
형사는 왠지 거칠고 다분히 강압적이며 얘기를 나눈다기보다는 취조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한국의 형사라면 일본 형사, 특히 가가 형사는 참으로 신사적이게 느껴진다.
6. 코스 요리
신참자는 일종의 코스요리인지 모르고 먹는 코스요리 같은 이야기다. 처음에 몇 편은 심심하고 간이 안된 죽을 가볍게 먹은 느낌이라면 중반 이후에 본격적으로 메인 요리가 버무려 저 나오는데 알고 보면 초반에 먹었던 음식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중요한 것을 알게 되면서 느껴지는 희열 같은 것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특징 중 하나가 사건, 그것도 살인과 같은 강력 사건이 초반에 발생하고 이후 긴 호흡을 갖고 풀어나가는 것인데, 신참자가 유독 재미있게 느껴지는 점은 마치 여러 개의 무대를 각기 따로 만들어 놓고 무대를 옮겨가면서 촬영하는 것처럼 매 편 부각되는 인물이 다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가가 형사가 그 연결고리를 계속 만들어 가면서 결국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흥미가 떨어지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책이 단편으로 구성돼 있어서 하루에 몰아 읽지 않고 나누어 읽기도 제격이다.
7. 일드 '신참자' 시청 추천
앞서 언급한 일드 '신참자' 도 적극 추천한다.
활자 속에 누워 있던 '가가 교이치로'가 살아서 니혼바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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