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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여루메의 오두막집 1편

by Corypapa 2025.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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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루메는 구체관절인형이에요
주하 언니에게 이모가 선물로 보내준 인형이에요
여루메는 파자라는 친구와 함께 주하 언니네 집으로 보내졌어요
처음에는 무척 즐거웠어요 
이 집에는 인형들이 많았어요
곰인형, 원숭이 인형, 키자니아 캐릭터 인형에다 발도르프 인형과 엄마가 직접 만든 인형들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인형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빠가 살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주하 언니의 아빠는 인형들과 대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인형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이야기를 만들어 주며 현재 인형나라의 대통령인 곰돌이 할아버지의 주인이기도 했어요
여루메는 이집에서 살게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 수록 한가지 문제가 생겼어요
여루메는 지극히 내성적인 성격이고 순한 성격인데다 예쁘게 생겼지만 다소 무섭게 보일 수도 있는 고양이 눈을 가지고 있었어요
반면에 함께 온 파자는 도도하지만 씩씩한 성격에 외모도 예쁘고 금발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이집의 인형들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처음에는 여루메와 파자가 단짝 친구로 거의 모든 것을 함께 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여루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결국 여루메는 혼자서 숲으로 산책을 나가는 일이 잦아졌어요
알다 시피 인형들은 사람들이 다 잠든 시간에 움직일 수 있어요
그렇기에 여루메의 산책은 주로 새벽 시간에 이루어졌어요
깜깜한 숲속에 나가는 것은 무섭기는 했지만 그래도 숲의 향기를 맡으면 기분이 좀 상쾌해졌어요
처음에는 잠깐씩 나갔던 숲길 산책은 여루메가 조금씩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면서 시간이 길어졌어요
숲의 지형에 익숙해진 여루메는 좀더 깊은 산속으로 산책을 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무섭게 노려보던 올빼미도 결국 여루메를 지켜주는 친구가 되었고, 반디불들도 모여들어 여루메가 넘어지지 않도록 길을 비춰주었답니다
숲의 나뭇가지들도 이제는 알아서 조금씩 길을 비켜주었어요

그러던 어느날이었어요
그날도 여루메는 숲 깊은 곳을 산책하고 있었어요.
기분 좋게 새벽공기를 들이 마시며 하얗게 뜬 보름달을 바라보는 순간, 어디선가 늑대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처음에는 한번이다가 두번이 되고 세번이 되었고, 하나였던 울음소리는 여러 마리의 울음소리가 되었어요
보름달이 뜨면 늑대들이 활동한다는 것을 여루메는 몰랐던 거에요
울음소리들은 점점 가까워 졌어요
이제는 발자국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어요
여루메는 겁이나서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익숙해졌을 산책길이었지만 뒤에서 가까워져오는 늑대의 울음소리에 여루메는 그만 다른 길로 뛰어 들어가고 말았어요
늑대들의 소리는 점점 커졌고 발자국 소리도 바로 뒤쪽으로 쫓아왔어요
100미터, 50미터, 20미터.. 점점 다가오는 소리에 정신없이 뛰어가던 그때 눈 앞에 흐릿한 무언가가 보였어요
자세히 보니 낡은 오두막이었어요
불은 꺼져있고 아무런 인기척도 나지 않았지만, 그리고 울타리도 거의 무너져 있었지만 여루메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얼른 울타리 안 마당으로 뛰어 들어갔어요.
오두막 문을 잡고 열려고 하는데, 이런 문이 잠겨 있었어요
여루메는 절망에 빠져 문을 마구 두드렸어요
한참 문을 두드리고 나니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늑대들이 뛰어 들어왔어도 벌써 들어왔어야 할 때인데 뒤 돌아 보니 늑대들은 울타리 밖에서 그르렁 거리면서 맴돌뿐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했어요
그리고 눈빛에서는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느껴졌어요
곧 늑대 우두머리가 소리를 내었고 늑대들은 재빨리 숲속으로 달아났어요
여루메는 이 모든 상황이 믿기지 않는데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서 문앞에 주저 앉아버렸어요
그리곤 그만 문앞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답니다
그 순간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아니 무언가가 여루메를 오두막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어요

그시각 주하 언니네 집에서는 난리가 났어요
평소같으면 여루메가 돌아오고도 남을 시간인데 나타나지 않자 숲에서 무슨일이 있는것 같다며 구조대를 조직했어요
구조대에는 타노스와 아이언맨 피큐어, 그리고 숲에서 적수가 없는 곰인 처비, 또 만약의 경우 여루메를 태우고 빨리 이동해야 하기에 산타클로스의 썰매를 끌던, 루돌프의 친구인 사슴년 이렇게 네명이 선발되었어요
네 명은 곧 숲으로 떠나기로 했어요
하지만 걸어서 가기에는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 역시 비행이 가능한 워머신이 추가 되었고 결국 아이언맨과 워머신이의 추진력으로 날아서 숲으로 이동했어요
숲에 도착한 구조대 5명은 평소 여루메가 잘 다니는 산책로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어요
여루메의 발자국을 확인하면서 따라가던 중 무수히 많은 늑대들의 발작국이 여루메의 발자국을 뒤따르는 것을 보고 큰일이 났다 싶어서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30분 정도 숲을 헤치고 다닌 끝에 그 낡은 오두막에 도착했어요
오두막에서는 주홍색 불빛이 흘러나오 있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어요
그리고 뭔가의 냄새가 났어요
음식 냄새 같기도 한데 좋은 냄새가 결코 아니었고 뭔가 부글 부글 끓는 소리도 얼핏 얼핏 들렸어요
구조대는 오두막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섰어요
그리곤 여루메와 친했던 사슴년이 말했어요
“계세요? 혹시 여루메라는 친구가 여기에 오지 않았나요”
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어요
그래서 아이언맨이 문앞에 다가가 문을 두드렸어요 ‘똑똑똑’
바로 그때 였어요
갑자기 ‘휘잉’ 하고 거센 바람이 불더니 오두막안의 불이 꺼졌어요
그리고 순간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기 시작했어요
부글부글 하던 소리도, 심지어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어요
아이언맨이 다시 문을 두드린 순간, ‘쾅'하고 문이 열렸어요
그리고 거기에는 여루메가 서있었어요
아니, 근데 여루메가 맞긴 한데 여루메가 아닌것 같은 여루메가 서있었어요
평소에 쓰지 않던 꼬깔 모자를 쓰고 손에 무엇가 걸죽한 것이 묻은 주걱을 들고 날카로운 눈빛에 입가에는 미소를 띤 아주 섬뜩한 모습의 여루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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